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스스로 계약을 맺고 소송을 수행하는 전담 법인의 등장은 기업 거버넌스의 근본을 흔드는 쟁점입니다. 미국 연방 하원 감독 및 정부개혁위원회가 델라웨어주의 인공지능 회사(AIC) 제도 신설 추진에 제동을 걸며 공식 조사에 착수한 것은 바로 이 법적 책임의 공백을 정조준했기 때문입니다. 미국 하원 감독 및 정부개혁위원회 위원장인 제임스 코머 의원은 2026년 10월 26일 맷 마이어 델라웨어 주지사에게 정식 서한을 보내 관련 문서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포춘 500대 기업의 60퍼센트 이상이 둥지를 틀고 있어 사실상 미국 회사법의 표준을 결정해 온 델라웨어주가 인간 없는 자율 법인을 합법화하려 하자, 연방 의회가 직접 나서 자본 시장의 신뢰 훼손과 피해 구제 불능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경고를 보낸 셈입니다. 이번 조사는 미국 인공지능 안전 행정명령과 연방 차원의 인공지능 리스크 관리 프레임워크가 자율 시스템의 책임 소재를 엄격히 다루는 흐름 속에서 주 단위 법인 제도가 이를 우회하려 한다는 비판과 맞물립니다. 델라웨어주의 해당 구상은 샤루니 파티반다산체스 주 국무장관과 법률 인코딩 스타트업 놈 AI(Norm AI)의 존 네이 대표가 2026년 7월 포춘 기고문을 통해 30개월 규제 샌드박스 형태로 제안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여기에 페이스북을 대리했던 로펌 리처즈 레이튼 앤 핑거(Richards, Layton & Finger)의 존 마크 제버키에비츠 변호사가 주요 초안 작성자로 참여했습니다. 이는 연방 규제 당국이 기업의 직접적인 안전 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흐름과 달리, 특정 주가 로펌 및 기술 기업과 손잡고 선제적으로 면책 구역을 조성하려 한다는 비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쟁점의 핵심은 전통적인 기업 지배구조와 델라웨어주가 구상한 인공지능 회사의 구조적 차이에 있습니다. 기존 법 체계에서는 인간 이사회와 임원이 수탁자 의무를 지고 일상 업무와 주요 계약을 직접 결정하며, 위법 행위가 발생하면 민형사상 책임을 집니다. 반면 델라웨어주 초안의 인공지능 회사는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단독으로 일상 업무를 총괄하고 계약을 체결하며 제소 및 피소 주체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 자본을 공급한 인간 소유주는 자본 잠식을 방치하거나 사기, 고의적인 법률 위반 행위를 저지르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책임을 면제받습니다. 인간 경영진이 지던 수탁자 의무와 배상 책임이 알고리즘 뒤로 사라지면서 시장 교란이나 허위 정보 유포 등의 사고가 터져도 책임을 물을 실체가 사라진다는 구조적 맹점이 드러납니다. 미국 하원 감독 및 정부개혁위원회는 이러한 구조가 소수 거대 기술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는 장치로 변질될 수 있음을 공식 서한에서 분명히 지적했습니다. 제임스 코머 위원장은 델라웨어주의 인공지능 회사 구상이 유력 기술 기업들과 그 투자자들에게 무모하고 유해한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있는 면책 방패를 제공할 수 있으며, 주 정부 차원의 인공지능 이니셔티브 이면에 도사린 불투명한 세력의 반경쟁적 규제 포획을 비호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따라 하원 감독위는 2026년 11월 9일까지 해당 법안의 위험 평가 문서와 외부 자문 계약 내역 일체를 제출하라고 델라웨어 주정부에 못 박았습니다. 향후 6개월은 자율 인공지능 에이전트의 법인격 인정 여부를 둘러싸고 주 정부와 연방 의회의 입법 주도권 다툼이 가장 격화되는 분기점이 될 전망입니다. 의회 조사가 본격화되면서 자율 에이전트를 실무에 투입하려던 엔터프라이즈 기업과 벤처캐피털은 지배구조 설계 전략을 전면 재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연방 의회가 주 단위 인공지능 법인 규제를 무력화하는 상위 연방 입법을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자율 에이전트 도입을 검토하던 기업 이사회와 법무팀은 책임 면제 대신 알고리즘의 동작을 입증할 수 있는 통제 체계와 배상 자본 요건을 마련하는 쪽으로 급속히 선회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