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클라우드 기업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5년간 60억 달러 규모의 대형 인프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의 핵심은 AI 연산 처리를 위한 전용 CPU 칩 확보에 있다. 그간 AI 모델 학습과 추론(inference) 시장을 독점해 온 엔비디아(NVIDIA)의 GPU 의존도를 낮추고, AWS가 자체 설계한 인프라를 활용해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와 데이터 플랫폼 기업 간의 이러한 결합은 AI 인프라의 수직 계열화를 가속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오픈AI(OpenAI)가 자체 칩 개발과 인프라 내재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스노우플레이크의 이번 결정은 범용 GPU가 아닌 특정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칩으로 전환하려는 업계의 흐름을 반영한다. 이는 단순히 하드웨어 구매를 넘어, 데이터 플랫폼이 AI 모델의 운영 환경까지 직접 통제하겠다는 전략적 변화다. 특히 60억 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이 5년에 걸쳐 투입되는 만큼, AWS의 인프라 생태계는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국내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면, 네이버(NAVER)와 카카오(Kakao)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HyperCLOVA X)를 운영하며 자체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통해 인프라를 최적화하고 있으며, 삼성전자(Samsung Electronics)와 협력해 AI 가속기인 마하-1(Mach-1) 도입을 추진 중이다. SK텔레콤(SK Telecom)은 사피온(SAPEON)을 통해 AI 반도체 국산화를 꾀하고 있고,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한 B2B 서비스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클라우드 기반 AI 인프라 도입을 위해 금융보안원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며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퍼블릭 클라우드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자율주행 데이터 처리를 위해 AWS와 협업 중이나, 데이터 주권과 보안을 위해 온프레미스(on-premise) 인프라 비중을 유지하는 등 스노우플레이크와는 다른 경로를 걷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 정부의 정책적 움직임도 중요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AI 기본법 제정과 함께 데이터 활용과 보안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특히 금융위원회의 망 분리 규제 완화는 국내 금융사들이 스노우플레이크와 같은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을 도입하는 데 있어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을 가장 빠르게 구축한 우아한형제들이나 토스(Toss)와 같은 플랫폼 기업들이 AWS의 최신 AI 인프라를 가장 먼저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CSP의 인프라를 활용하면서도, 국내 규제 환경에 맞춘 데이터 거버넌스를 어떻게 구현하느냐가 향후 AI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