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의 활용 방식이 단순 텍스트 질의응답을 지나 구체적인 업무를 대행하는 에이전트 체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오픈AI(OpenAI) 공식 블로그를 통해 공개된 오픈AI 산하 경제 연구팀(OpenAI Economic Research)의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소재 챗GPT 엔터프라이즈(ChatGPT Enterprise) 고객 표본 데이터에서 코덱스(Codex) 및 챗GPT 워크(ChatGPT Work) 등 에이전틱 도구가 생성한 토큰 비중이 전체의 50%를 초과했다. 그동안 유럽 시장은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생성형 도구 도입에 신중한 태도를 취해 왔으나, 내부 시스템과 연동되어 실질적인 작업을 실행하는 도구군을 중심으로 기업 내부의 작업 위임이 가속화되는 시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은 유럽연합의 인공지능 규제법(EU AI Act) 전면 시행 등 전 세계에서 가장 강도 높은 규제 프레임워크가 가동되는 국면에서 포착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규제 당국이 투명성과 위험 관리를 중심으로 기업용 AI 도입의 제도적 문턱을 높였음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 개발 지원 도구인 코덱스와 업무 자동화 인터페이스인 챗GPT 워크에 대한 수요는 규제 환경의 우려를 뚫고 확장되었다. 엄격한 거버넌스 규범이 기업의 기술 채택을 전면 중단시키기보다는 내부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통제 가능한 코드 작성 및 사무 프로세스 자동화 작업으로 기업들의 수요를 집중시키는 양상이다. 특히 소규모 조직에서의 확산 속도가 두드러진다. 이번 조사에서 EU 내 200인 이하 중소기업(SMB) 표본의 경우 코덱스와 챗GPT 워크의 주간 활성 사용자 수(WAU)가 2026년 5월 대비 2026년 10월 기준 8.1배(8.1x) 이상 늘어났다. 인력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중소규모 기업들이 인건비 투입 대신 실행형 AI 도구를 일상 작업에 편입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초기 테스트 성격의 계정 운영을 넘어 실질적인 주간 업무 루틴에 에이전틱 툴을 연결해 지속적으로 토큰을 소모하는 흐름이 5개월 사이에 8배 넘게 확대된 셈이다. 그러나 유럽 역내 국가 간 디지털 수용성과 도입 양극화는 뚜렷한 격차를 드러내고 있다. 챗GPT 엔터프라이즈 계정 내 에이전트 도구 출력 토큰 점유율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슬로베니아는 22%에 머문 반면 리투아니아는 85%에 달해 두 국가 간 격차가 63%포인트에 달했다. 발트 3국 중심의 디지털 친화적 환경에서는 에이전트 기능 의존도가 절대적인 수준으로 올라선 반면, 남유럽 및 동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여전히 에이전트 기반 모델 채택이 초기 단계에 정체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별 데이터 인프라 성숙도와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의 비중 차이가 도입 속도를 가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치적 팽창 이면에 존재하는 실질적 성과 검증의 공백은 향후 주요한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테크 전문 매체 AI 펄스(AI Pulse) 등 외신이 지적했듯, 이번 보고서의 지표는 오픈AI 기업 고객사 내 제품 활동량인 토큰 생성량과 주간 활성 계정 수를 집계한 데이터일 뿐이다. 이는 에이전트 도구가 실제 업무를 오류 없이 완수했는지(완수율)나 기업의 실질적 생산성 향상, 궁극적인 영업이익 개선으로 연결되었는지를 직접 증명하지 못한다. 단순 토큰 소모량과 프롬프트 호출 빈도가 과대 계상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구조다. 향후 6개월 시점에서 유럽 기업의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그룹은 에이전틱 도구에 투입되는 구독 비용 및 토큰 단위 과금 모델을 정밀 재검토하는 의사결정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단기간에 활동량이 급증한 중소기업 집단에서 단순 토큰 생성량 대비 가치 창출 여부를 검증하는 실무 평가가 빠르게 전개될 전망이다. 에이전틱 AI가 단순 유행을 넘어 영구적인 엔터프라이즈 인프라로 안착할 수 있을지는 실제 작업 완료 정확도와 비용 대비 효용을 숫자로 증명해 내는 과정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