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 연구진의 발목을 잡던 데이터 수집과 분자 구조 전처리 병목을 해소하기 위한 AI 워크플로가 구체화됐다.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딥마인드는 2026년 11월 3일 자사 에이전트 개발 플랫폼 구글 안티그래비티(Google Antigravity)의 사이언스 플러그인에 화학정보학 스킬(Cheminformatics Skills)을 정식 추가했다. 이번 업데이트는 단일 AI 모델의 물성 예측 능력 개선에만 머물던 기존 접근에서 벗어나, 연구 현장에서 수일 이상 소요되던 파이프라인 전 단계를 자동화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체계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해당 시스템의 핵심은 환각(hallucination)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작업 분담 아키텍처다. 화학정보학 스킬 환경에서 대규모 언어모델(LLM)은 전반적인 워크플로 계획 수립과 관련 문헌 조사를 지휘하는 역할만 담당한다. 실제 분자 구조 연산, 회전 결합 분석, 물성 예측 같은 정밀 계산은 오픈소스 화학 툴킷인 알디킷(RDKit)과 공개 화학 데이터베이스인 켐블(ChEMBL), 펍켐(PubChem) 등 신뢰성이 검증된 결정론적 도구가 전담하도록 설계됐다. 계산화학의 물리적 수치 산출을 확률론적 언어모델의 생성 텍스트에 직접 의존하지 않고 격리된 외부 연산 도구에 위임해 결과의 정밀도를 담보하는 방식이다. 정량적 소요 시간과 처리 효율 측면에서 이번 도구 연동은 현저한 작업 지표 개선을 보였다. 기존 전통적인 초기 신약 개발 연구에서는 문헌 수집과 분자 구조 정제, 효능 모델링, 신규 구조 제안까지 거치는 분석 작업에 최소 수일에서 길게는 수주일의 시간이 소요됐다. 반면 구글 안티그래비티 에이전트와 결정론적 화학 도구를 연동한 파이프라인에서는 전체 사이클이 수일에서 수주 소요 → 약 1시간으로 단축됐다. 데이터 정제와 화학 툴킷 입출력 제어를 에이전트가 처리하면서 파이프라인 간 수작업 대기 시간을 사실상 제거한 셈이다. 구글 딥마인드가 실증 사례로 제시한 비소세포폐암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 분석에서도 이러한 연산 흐름이 확인됐다. 에이전트는 기존 약물인 크리조티닙(crizotinib)과 그 고리화 유도체인 로를라티닙(lorlatinib) 관련 문헌을 정밀 분석해 회전 가능 결합 수 감소와 약효 상관관계를 계산 도구로 파악했다. 이어 약 1시간 만에 결합 회전이 억제된 신규 거대고리화(rigidified macrocycle) 후보물질과 이를 합성할 수 있는 화학 경로를 도출해냈다. 딥마인드는 이 같은 계산 검증 체계의 무결성을 높이기 위해 시점 분할(chronological split) 검증을 강제하는 하네스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생태계 확장을 위해 구글은 연구자 대상 대규모 인프라 공급에 착수했다. 구글은 과학자 1만 명을 대상으로 안티그래비티 최고 사용 티어와 최신 모델인 제미나이 4 아르곤(Gemini 4 Argon)을 6개월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과학자 지원 프로그램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다만 딥마인드가 스스로 밝혔듯 연산 모델이 도출한 분자 후보는 최종 의약품이 아닌 초기 가설 단계에 머물며, 실제 연구 현장에 안착하려면 실험실(wet-lab) 내 합성 성공률이 증명되어야 한다. 초기 분자 스크리닝의 컴퓨팅 비용과 작업 소요 시간을 획기적으로 낮췄다는 점에서 바이오 인프라의 운영 효율화 경쟁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