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IDIA)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델(Dell), HP 등 글로벌 IT 기업들과 손잡고 2000억 달러 규모의 CPU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단순한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인공지능 에이전트(AI Agent) 구동에 최적화된 차세대 PC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 엔비디아는 그간 데이터센터용 GPU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누려왔으나, 이제는 개인용 컴퓨터(PC)의 두뇌인 CPU 영역까지 영향력을 확장하며 컴퓨팅 시장의 판도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전략의 중심에는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 성능 극대화가 있다.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복잡한 AI 연산을 처리하는 에이전트 PC는 보안과 반응 속도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다. 엔비디아는 자사의 고성능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Windows) 운영체제와 결합해, 델과 HP의 하드웨어에 최적화된 AI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 인텔과 AMD가 양분해 온 x86 기반 CPU 시장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행보가 엔비디아의 수익 구조 다변화 전략과 맞물려 있다고 분석한다. 데이터센터 매출 의존도가 높은 엔비디아 입장에서 PC 시장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특히 생성형 AI가 일상 업무에 깊숙이 침투하면서, 고성능 연산 능력을 갖춘 PC에 대한 기업과 개인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델과 HP 같은 전통적인 PC 제조사들 역시 AI 기능을 탑재한 프리미엄 라인업을 통해 하드웨어 교체 주기를 앞당기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CPU 시장 진입이 순탄할 것만은 아니다. 수십 년간 축적된 x86 생태계의 호환성과 소프트웨어 최적화는 인텔과 AMD가 가진 강력한 방어선이다. 엔비디아가 ARM 기반 아키텍처를 활용해 전력 효율성을 앞세우고 있지만, 기존 PC 사용자들이 요구하는 방대한 레거시 소프트웨어 지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가 퀄컴 등 다른 칩셋 제조사들과도 협력하고 있다는 점은 엔비디아에게 잠재적인 경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동맹은 PC가 단순한 정보 처리 기기에서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실행하는 '지능형 에이전트'로 진화하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GPU 기술력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그리고 델과 HP의 제조 역량이 결합된 이번 시도가 CPU 시장의 점유율 변화로 이어질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향후 출시될 제품들의 실제 연산 성능과 전력 효율성이 시장의 평가를 가를 핵심 지표가 될 것이다.